도미니카공화국의 인종은 매우 다양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메스티소(원주민+백인), 뮬라토(흑인+백인)가 전체 인구의 70프로가 넘고
일부의 백인과 흑인이 있다.
그 중에서도 계속해서 혼혈이 있어서
백인부터 흑인까지 일렬로 서서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함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지내며 만난 많은 사람들은 거의 뮬라토였다.
정말 웃프게도 같은 도미니칸이면서
좀 더 하얀 사람이 까만 사람을 무시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어쨌든,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우성인자를 따라
초강력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홈스테이를 하는 매일 저녁마다
샤워를 하면서 당연히 머리를 감고 나왔는데
거실에 있던 에우니쎄가 나에게 와서 물었다.
"아비가일. 너 샤워 하면서 매일 머리 감아?
뭐지?
머리를 매일 감는 것에 대해 왜 물어 보는 거지??
물을 아껴 쓰라는건가???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쳤지만
"응. 오늘도 감았어."
라고 일단 대답했다.
그런데 에우니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왜..뭐지..
"아비가일 너 머리 한 번 봐도 되니?"
아니.. 남의 머리를 대체 왜..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당시 어깨보다 길었던 내 머리카락을 보며
'Lindo_린도_아름다운'를 연발하던 에우니쎄의 모습을 떠올랐다.
젖은 머리를 감쌌던 수건을 풀자 에우니쎄가 정말 신기하게 나를 본다.
"에우니쎄. 너도 생머리잖아."
라고 말하자 자신은 집에서 머리를 못 감는다고 했다.
뭐? 이렇게 더운데 머리를 못 감아??
그래서 사진처럼 머리카락을 머리를 감싸 듯이 한쪽 방향으로 둘둘 말아
망으로 씌운 뒤 고정시키고 생활을 한단다.
그럼 머리는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Salon_살롱_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감는다고 한다.
마침 에우니쎄가 미용실에 가야 한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며칠 뒤에 미쿡에서 Novio_노비오_애인(남자)가 오기 때문에
미용실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는 미용실은 싸고 좋다고 하여
가서 괜찮으면 내 머리도 할까라고 잠시 생각했다.
이름도 없는 어느 미용실
산토 도밍고 외곽에 있는 어느 미용실에 도착을 했다.
+
이 곳은 당시 홈스테이 집 주인이던 에우니쎄가 간 곳으로
도미니카 공화국 내에 삐까뻔쩍한 미용실도 많이 있음을 덧 붙임.
엄마를 따라 살롱에 먼저 와 있던 꼬마들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사진은 에우니쎄의 동생 Orquidia_오르끼디아 이다.
차분했던 생머리에 물이 닿자 바로 곱슬곱슬 머리로 변신
에우니쎄는 자신의 곱슬곱슬 머리가 너무 싫다며 사진 찍는 것도 거부하였다.
머리를 감은 뒤 약을 발라 아주 촘촘한 빗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롯드에 말고 열처리를 한 뒤 고데기로 머리카락을 거의 뽑을 기세로
쫙쫙쫙 당기고 눌러 생머리 변신을 시켜 주었다.
내 머리카락을 저렇게 했다간 모두 타 버릴것만 같은 느낌-
고생이구나 정말..
에우니쎄가 매일 머리를 감는 나를 보고 놀라고
머리카락을 보며 부러워 한 것이 이제야 조금 이해되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하는 기후에
매일 샤워를 하며 매일 머리를 박박 감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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