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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체류기

도미니카 공화국 체류기 : 깔끔하고 고소한 영양만점 열대과일, 아구아까떼(아보카도)

<2010년 10월 13일>

도미니카공화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점심식사는 
밥, 아비츄엘라(콩으로 만든 스프같은것), 고기, 샐러드 정도이다.
좀 더 특별한 메뉴인 산꼬쵸나 파스토네 같은 것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고,
일단 위의 메뉴들을 먹을 때, 이 나라 사람들이 즐겨 곁들여 먹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구아까떼(Aguacate_아보카도)이다.

이곳에 도착한지 한달이 조금 지났을 즈음에는 
홈스테이를 하면서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었기 때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들을 먹어야 했는데 아구아까떼도 그 중에 하나였다.
"Muy bueno" (진짜 좋아~) 라며 내 접시에 덜어주는 아구아까떼를 한 입 먹어본 나는,
입안에 넣자마자 물컹거리며 으깨져 버리는 약간은 느끼하고, 
당시에는 비리다고 생각한!! 이 낯선것을 먹을 수가 없었다. 


아구아까떼가 식탁에 올라오는 날마다 교묘하게 접시를 치우느라 바빴으니 ;;;;


어쨌든, 
한참 더웠던 7,8월이 되자 거리는 온통 나무에서 갓 따온 신선한 아구아까떼로 가득찼다.
어딜가나 쉽게 아구아까떼 나무를 볼 수 있었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도록 열매가 달려 있었다.
마트에도 아구아까떼 천지~ 게다가 가격은 또 얼마나 착한지~ㅋㅋ
하나에 25페소 정도로, 한국 돈으로 800원 정도면 질 좋은 아구아까떼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안맞으니 패-쓰!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지난 9월..
태풍이 오고있다는 뉴스에 먹을 것을 미리 사두려고 마트에 갔는데
그날따라 아구아까떼가 왜 그렇게 탐스러워 보였는지 뭔가에 홀린 듯 자연스럽게 하나를 집어 바구니에 담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상하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얼떨결에 사온 아구아까떼를 접시에 두고 몇일을 째려만 보다가
라면을 끓이기도 귀찮던 토요일 아침.
용기를 내어 먹어보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그 아구아까떼(아보카도)

사전에는 <남미의 과일>이라고도 적혀있다.
더운기후에서 자라는 아이라서 한국에는 없지만, 
인터넷 쇼핑몰에 검색을 해보니 수입산으로 엄청 비싸게 팔고 있긴 하더라..;;;;

어? 아구아까떼가 뭐 저렇게 생겼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지만,
뭐, 도미니카 공화국 아구아까떼는 요런 모양이다-

지역마다 모양과 색이 조금씩 다른 것도 매력인듯 :)











현지인들이 먹는거 본 건 있어가지고
아구아까떼를 한 손으로 잡고 한바퀴 돌려가며 칼집을 내 준다.
너무 힘주어 자르지 않아도 잘 잘린다-










칼집을 낸 아구아까떼를 양손으로 잡고 살짝 힘주어 비틀면
이렇게 깔끔하게 떨어진다.

가운데 들어있는 커다란 것은 씨앗 ;;;










씨앗도 칼로 살짝 건드려주면 
깔끔하게 정리-










3단 조립 뭐시기도 아니고
요런식으로 깔끔한 분리가 가능한 아구아까떼-
이제는 맛있게 먹으면 된다 :)









한 수저 떠서 냠냠냠.

나는 아구아까떼를 도미니카에서 배운 여자라서
이렇게 먹는 법 밖에 몰라요~


앗.. 뭐지...?
이 부드러운 고소함이라니!
갑자기 입맛이 변한건가?



삶은 밤맛 같기도 하면서 
찐고구마 같기도 하고, 
단호박맛이 나는것 같기도 한 고소함!!
엄청나게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눈 녹듯 사라지며
밥에 콕콕 박힌 완두콩 맛 같기도 하다.



이 좋은걸..;;;
이 맛있는걸 ;;;;
그동안 아구아까떼를 왜 멀리 했을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게시한 사진들은 두번째로 산 아구아까떼를 찍은 것들 ㅋㅋ)










도미니카 공화국 사람들은 아구아까떼 반쪽을 길게 4등분 정도 한것을
한끼 식사에 곁들여 먹지만,
나는 밥 하기 귀찮아서 먹는 것이므로 반쪽을 다 먹었다-


나무에서 나는 버터라고 불릴 정도로 지방이 많다는데
몸에 좋은 식물성 지방이라서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환자들한테도 좋다고 한다.

단, 좋다고 많이 먹는건 금물!
몸을 차게 만들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루에 반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니
앞으로 가벼운 점심메뉴로 자주 이용해야겠다 :)


포만감이 장난이 아님!











씨앗만 보면 가만 놔두질 못하는 성질 또 나왔다..
커다란 씨앗이 신기해서 조금 벗겨보다가 너무 징그러워서 그만 둠 ;;










그 뒤부터 아구아까떼를 자주 사먹고 있어요-
방금 한 따끈따끈한 밥에 아구아까떼를 조금 잘라넣고 간장이랑 비벼먹으면 완전 꿀 맛!
아구아까떼가 들어간 스시롤도 완전 굿굿굿!
크림치즈와 연어, 아구아까떼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