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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체류기

Entrena_엔뜨레나 어학원 수업

 

 

 

<Entrena_엔뜨레나 어학원 수업 시작>

 

 

 

도미니카에 도착한 뒤 대사관에 가서 대사님을 뵙고 인사도 하고

통장도 만들고 핸드폰도 만들고 하며 만 2년의 도미니카 생활에 필요한 준비를 하면서

약 두 달간의 현지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2년간의 현지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언어인데

현지어 학습을 위해 수도에 있는 산토 도밍고 엔뜨레나(학원 이름)에서

일주일 간 공부를 하며 현지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지내고

이후 5주간은 하라바코아라고 하는 곳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공부를 하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주의! 지금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파견되는 분들은 환경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학원 선생님들은 당연히 한국말을 못하므로 영어로 수업을 하시기도 하지만

스페인어로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ㅠㅠ

(수업 시간에 손짓 발짓은 기본에 눈빛으로 읽어내기 등 별짓을 다했던 것 같다)

 

 

 

 

 

 

 

 

 

단 기간에 언어를 배우고 당장 두 달 뒤 부터는 임지 배치를 받아

기관에서 활동을 해야 하기에 기초 문법을 배우고 회화 위주의

생존 스페인어를 배우게 되었다.

(위에 사진처럼 먹을 것 이름들과 표현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영어와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는 나라이고

읽는것은 쓰인대로 읽으면 되며 영어와 비슷한 단어가 많이 있어서

영어를 기본으로 한다면 스페인어를 배우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미쿡 사람들이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쓰는 것도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왼쪽은 이름처럼 천사 같았던 앙헬라 선생님.

오른쪽 선생님은 산토에서만 같이 있다가 헤어져서인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ㅠㅠ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어 아침부터 해지기 전까지 하루종일 문법 수업을 들었다.

오전에 들었던 내용이 머리에 턱걸이 하고 있을 때 오후에 또 다른 내용을 들으며

머릿속은 혼돈의 도가니탕이었으나 수업시간 보다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던 탓이었는지

오히려 수업시간에는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오늘 들은 표현을 바로 써 먹어 볼 수 있는 현지에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랄까?

 

 

 

 

 

 

 

 

 

어학원에 오는 그 날로부터 관리요원님들의 품을 떠나

둥지 밖으로 처음 나온 아기새들마냥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 조차도 경계의 눈빛을 하고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며 다녔다.

얼마 들어 있지도 않은 돈을 가방에 넣고 손으로 꼭 붙들고 다녔던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온다.

 

 

여기 이 식당은 처음으로 혼자서 식사 주문을 하여 밥을 먹었던 곳인데

Plato del dia_쁠라또 델 디아_오늘의 식사 정도로 표현하면 되는

우리나라로 치면 백반집 같은 곳이다.

도미니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점심메뉴로

밥, 아비츄엘라, 고기 샐러드로 메뉴가 구성되어 있고

그 중에 원하는 것들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다.

 

쁠라또 델 디아는 식당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대부분 150페소에서 170페소 내외로 먹을 수 있었다. (2010년 기준)

밥은 흰 쌀밥, 좀 더 양념이 되어진 밥 등이 있고 아비츄엘라도 여러가지 맛이 있어 선택할 수 있다.

(Habichuela_아비츄엘라는 단어 자체가 '콩'이라는 뜻으로

음식으로 부르는 '아비츄엘라'는 콩 스프 같은 것인데

걸쭉하게 조리되어 있어 밥에 올려 비벼서 먹는다)

고기 역시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등이 다양하게 조리되어 있어 먹고 싶은 것을 고를 수 있다.

 

 

+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을 주고

밥과 고기와 샐러드가 모두 기름지고 매우 짜서 처음 먹었을 때에는

한 숟가락을 먹기가 힘든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 다음 날부터는 식당을 대신할 곳을 찾았다.

어학원 근처의 슈퍼마켓에서는 즉석 식품으로 밥과 고기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는데

바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과일들과 즉석 식품들이 있어서

이렇게 단품을 사서 나누어 먹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사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전 날 홈스테이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고

분반 수업을 하며 들었던 내용 중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나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 화장실이 어디있는지 물어보았다.

 

 

 

"화장실은 나가서 바로 왼쪽에 있어."

 

 

 

친절한 직원의 말을 듣고 학원 문을 열고 왼쪽을 보니

정말 화장실이 있었다.

 

 

 

 

 

 

 

 

 

응?

으응????

 

화장실이 있었다.

꽤 깨끗한 화장실에 변기가 있었다.

변기 뚜껑도 없고 커버도 없는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순정 변기만 있었다.

 

 

 

 

 

 

 

 

 

누군가 사용 중인 화장실 칸을 기다렸다가 살펴 보니

거기에도 변기만 있었다.

 

오. 마이. 갓.

어쩌라는 걸까..?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학원에 들어와 물어보니

화장실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아주 깨끗하다고 한다.

 

 

무.. 물도..

안 내려가는데...

 

ㅠㅠ

 

 

홈스테이 집에 돌아갈 때 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부들부들 떨면서 기마자세를 시도했다.

각도가 조금이라도 틀어진다면 끝장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다행이 기마자세를 완벽하게(?) 습득하고 있던 나는

미션을 클리어 했으나 손 씻을 수 있는 물이 나오지 않아

먹다 남은 생수로 손을 씻었다.

(이게 도대체 뭐야!!!)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온 뒤 부지런히 공책을 채웠다.

 

 

2년 채우려면 몇 일 남았지??

옴마~ 721일 남았네??

 

 

 

 

 

 

 

 

+

오래지 않아 알게 된 것이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의 많은 화장실에는 변기뚜껑과 커버가 없다.

엔뜨레나 직원 말대로 저 정도 화장실은 아주 깨끗한 상태였고

2년간의 생활을 하면서는 화장실에 물이 내려가지 않아

샛노랗다 못해 갈색으로 보이는 오물이 넘치기 직전인 아슬아슬한 변기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거무스름한 건더기 포함)

덕분에 기마자세는 마스터 급!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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